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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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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시론)2022년의 기업가 정신

벤처, 스타트업 생태계가 급성장하면서 여기저기서 '제2벤처붐'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작년에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 금액이 11조5000억원을 넘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후보마다 차이는 다소 있지만 기업가 정신을 확산하고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과연 우리에게 기업가 정신이란 어떤 의미일까.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이는 경제학자 슘페터다. 그는 자본주의를 현재의 사회·경제적 위계를 붕괴시키는 일종의 지속적인 혁신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 시스템 내에서 기업가는 혁신을 일으켜 기존 질서를 뒤엎고 역동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기업가 정신은 이렇게 혁신과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현상을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 균형이 생겨 생활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개념이 일본을 통해 들어오면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기업가는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을 뜻하는 '비즈니스맨(Businessman)'이 아니다. 일으킬 기(起), 업 업(業)자를 써서 업을 일으키는 사람이란 의미의 한자어다. 본래의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창업가란 표현이 적절하다. 조순 교수의 경제학 원론에 따른 프랑스어 Entrepreneur는 '기획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 언더테이커(Undertaker)가 되는데 이 단어에는 장의사라는 뜻도 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장의사라는 이미지를 배제하기 위해 기획자라는 뜻만 가진 새로운 단어로서 프랑스어 단어를 그냥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대적 의미의 기업가 정신 또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생산 요소를 새롭게 조합, 조정, 통제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Entrepreneurship에 ship이 붙어 있어 정신으로 번역됐으나 엄밀하게는 창업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 같은 논리라면 우리가 많이 쓰는 리더십(leadership)이란 단어도 '지도자 정신'이라고 번역해야 할까. 리더십을 지도력, 지휘력, 통솔력, 영도력 등으로 번역할 수 있으니 Entrepreneurship은 굳이 번역하자면 창업력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런 기업가 정신은 벤처, 스타트업 기업의 창업 및 성장 과정에서 나타날 뿐 아니라 대기업의 지속적 성장 과정에서 사내 기업가 정신 형태로, 또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에도 적용돼 사회적 기업가 정신으로도 나타난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창업가는 현실에 문제가 있을 경우 불평, 불만을 하기보다는 그 문제를 기회로 삼아 사업화한다.   

 

경영학 분야에 다방면으로 활용되는 제품 수명주기(PLC, Product Life Cycle) 이론이 있다. 마치 사람이 생애주기를 가지듯이 제품이 개발된 후에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의 4단계를 거치면서 시장에서 사라지는 과정이 있어 주기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다수의 벤처, 스타트업은 도입기에 있어 매출은 적고 비용은 많이 들어가는 단계에 있으므로 많은 경우 자금 부족으로 실패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이런 실패를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할 것인가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실패가 명예의 훈장이라고 생각하며 창업가들이 어떤 역경을 겪었는지 공유한다.  

 

또한 창업가들은 단순히 위험을 택한다기보다는 위험을 관리할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 벤처, 스타트업들이 맞이하는 현실은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일어나고 시시각각 환경이 변화한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에 유연하게 계획을 잘 변경하는 것이다. 하나의 벤처, 스타트업이 시장에 안착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5~10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므로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붙잡고 늘어지는 창업자들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제2벤처붐을 맞은 우리나라에 기업가 정신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벤처, 스타트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벤처, 스타트업 외에도 대기업, 중소기업, 사회적 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 사회 전반의 주체들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가 정신이 단순한 창업 촉진을 넘어 우리나라 전반의 도전과 혁신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국가적인 도약을 가져올 것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100638&inflow=N